본문 바로가기
서오리 일상(feat. 진돗개&진도믹스)/기타 반려견에 관한

진돗개를 아파트(실내)에서 키우는게 좋은 이유

by 서오리엄마 2022. 3. 21.

몇 년 전 진도에 진돗개를 분양받으러 가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 가족들의 끈질긴 반대로 무산되었고 분양하려던 사람에게 죄송하다 거듭 사과를 하니 아파트에서 키운다고 해서 본인도 의아했다고 괜찮다고 오히려 위로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흘러 반려견을 키울 준비가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오리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오리와 세 달여를 동거하며 느낀 점입니다. 왜 진돗개를 아파트에서 키우면 좋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실제로 오리가 가족이 된 이후 제 삶은 핑크빛으로 변했거든요. 

 

소파-위에-앉아있는-반려견-진도믹스-오리
반려견오리

 

 

첫째, 청결함

 

오리는 실외에서만 배변활동을 합니다. 처음 데려왔을 때는 여기저기에 볼일을 보긴 했지만 그때도 자신의 생활 반경과 가족의 생활 반경 안에는 배변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관, 베란다, 화장실 등 자신의 집과 먼 곳에 볼일을 보았지요. 신기한 게 침구류, 담요, 방석, 옷가지들이 있는 곳엔 배변 실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

 

고양이처럼 수시로 그루밍을 합니다. 지인집을 방문했을 때 반려견을 만지고 나면 손에 냄새가 나서 바로 손을 씻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리 몸에선 냄새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둘째, 헛짖음이 없음

 

유명한 영상이 있죠? "개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아파트 전체에 울려퍼지는 아저씨의 절규,

오리는 헛짖음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리의 목소리가 너무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짖지를 못하는 건가 가족끼리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오리는 집에 처음 데려온 날과 이틀 정도 밤에 하울링 한 것 빼고는 집안에선 짖지 않습니다. 물론 산책을 나가서 오리를 보고 앙칼지게 짖어대는 다른 소형견들에게도 아직까지는 짖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계속 짖는 아이들에게는 으르렁 하는 게 다이더군요. 처음 오리의 짖는 목소리를 들은 것은 커피머신을 작동하였을 때였습니다. 원두 가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나는데 그때 성견처럼 몇 번 짖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큰 소리가 날 때면 안아 들어 올려서 어디에서 소리가 나는지 알려주었더니 이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리야, 엄마 커피~" 

"오리야, 엄마 청소~"

"오리야, 엄마 드라이~"

 

이제는 원두 가는 소리에도 잠에서 깨질 않고 샤워 후 "엄마 드라이~" 하는 소리에 본인이 먼저 침대에 점프해 앉아 있습니다. 오리는 가족이 많은 집에서 살다보니 택배 아저씨 소리나 초인종 소리에는 처음부터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오리가 움찔했던 소리는

 

1. 원두가는 소리(짖음)

2. 로봇청소기 소리

3. 믹서기 소리

4. 스팀청소기 소리

5. 마늘 빻는 소리(짖음)

6. 드라이기 소리

 

정도입니다. 

 

 

셋째, 꽤나 독립적인 성격

 

반려견과 한 침대에서 자는 게 로망 아닌 로망이었는데, 오리를 처음 데려오며 며칠 밤을 새우며 반려견과 잠을 자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리의 하울링에 다른 가족들이 깨거나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올까봐 밤새 돌봐야 했습니다. 그러다 하울링도 3일 만에 안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침대에서 같이 자자고 올려놓으면 폭풍 뽀뽀 세례를 퍼붓고 쿨하게 내려가 혼자 잡니다. 물론 처음 데려와 밤새 돌봤던 며칠 동안도 깨서 놀 때만 제 옆에 있고 자러 들어갈 때는 쿨하게 자기 집으로 들어가 자더군요. 어떨 때는 서운할 정도인데 최근 들어 새벽 5시 반 알람 울리기 전 한 시간 전에 미리 깨서 침대로 와 잠깐 잠을 깨우고 알람 울리기 전까지의 한 시간 여동 안은 제 옆에서 잠을 잡니다. 하지만 여전히 밤에 깊은 잠을 잘 때는 혼자 잡니다. 

 

외출하였을 때도 쿨하게 혼자 장난감 바구니에서 장난감을 물어와 혼자 놀다가 잠을 잡니다. 분리불안이 애초에 없더군요. 오히려 밖에 나간 제가 전전긍긍 CCTV를 계속 돌려보며 오리를 스토킹 했습니다. 오리만의 특성인지 진돗개나 진도 믹스들이 다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기인데도 불구하고 오리의 독립적인 모습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넷째, 미라클 모닝, 강제 운동 모드

 

알람이 5시 반에 울리는데 4시에 우선 살짝 한 번 깨웁니다. 뽀뽀 몇 번 하고 잤다가 알람이 울리면 바로 기상입니다. 오리 사전에 몇 분만 더 몇 분만 더는 없습니다. 더 누워있다가는 오리 침으로 얼굴이 범벅이 될테니까요. 휴일에도 5시 반 기상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원래 휴일엔 9시, 10시까지 자는게 일상이었거든요. 공부하려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늘 실패했지만 오리를 위해서란 생각에는 벌떡 일어나 집니다. 일찍 일어나고 산책을 하게 되며 저 역시 강제 운동을 하게 되더군요. 오리의 체격이 더욱더 커질 것을 대비해 지금부터 부지런히 체력을 길러둬야겠습니다.

 

이상 진돗개를 아파트에서 키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지금까지 제가 직접 느낀 점을 알려드렸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일분일초가 행복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