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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리 일상(feat. 진돗개&진도믹스)/기타 반려견에 관한

강아지 동물병원 트라우마 극복기

by 서오리엄마 2022. 12. 2.

동물병원 선택 방법

 

  • 반려견이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는지
  • 보호자가 있는 장소에서 진료와 처치를 하는지
  • 반려견한테 주사를 아프지 않게 놓는지
  • 보호자가 중성화수술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을 때 보호자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지
  • 개업한 지 오래된 병원인지

 

오리는 지금 다니고 있는 동물 병원을 택하기까지 총 네 군데의 병원을 옮겼습니다. 이렇게 많은 동물병원을 돌아다닌 것은 좋은 동물병원을 찾기 위해서였는데요, 지금 다니고 있는 동물병원을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주시고 억지로 진료나 처치를 하지 않습니다.
  • 보호자와 같이 있는 장소에서 진료를 봅니다. 처치할 때 보호자가 반려견을 안고 쓰다듬어 줄 수 있습니다.
  • 주사를 놓을 때 아이가 아파하지 않습니다. 
  • 중성화수술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 개업한 지 10년이 지난 동물병원입니다.
  • 집에서 5분 거리 이내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옮기기 전 다녔던 네 군데의 동물병원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요?

 

A동물병원: 유통기한 임박한 사료를 팜B동물병원: 오픈 시간에 맞춰 두 번을 갔는데 두 번 다 수의사가 30분 지각C동물병원: 오리를 보호자가 있는 진료실에서 처치하지 않고 동물병원 안쪽의 공간으로 반려견 혼자 데리고 들어가서 처치. 아기였을 때는 몰랐으나 어느 날 오리의 비명소리에 다신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동물병원에서 오리는 동물병원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D동물병원: 오리가 병원에 익숙해질 시간을 충분히 주고 보호자가 있는 곳에서 처치하는 점이 좋았으나 별다른 검사 없이 바로 "고관절 이상 확진입니다"라고 말해 신뢰를 잃었습니다. 뒤이어  "돈"만 준비하시면 된다는 말에 다신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동물병원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은 동영상입니다. 

 

우리 개연구소의 "좋은 동물병원 찾는 법 - 주사 잘 놓는 병원 찾는 법"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y92ovWZnZE 

 

동물병원 트라우마 극복기

 

오리가 중형견이고 경계심이 많은 진돗개이다 보니 저번주에 처음으로 입마개를 착용하게 됐습니다. 귀에 염증이 생겨 수의사 선생님이 귀를 보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입마개는 제가 먼저 제안했고 수의사 선생님도 동의하셨습니다. 입마개를 하고 세 명이 붙들어서야 겨우 겨우 귀를 볼 수 있었고 오리는 기진맥진이었습니다. 오리가 트라우마가 생기게 한 세 번째 병원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오늘, 역시나 귀를 봐야 했기에 입마개를 착용하려 했는데 웬일인지 보호자 한 명이 몸을 감싸 안았을 때 수의사 선생님께서 자연스럽게 귀를 보고 계셨습니다. 당황함을 감춘 채 오리와 눈을 맞추며 진료 내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수의사선생님과는 일상적인 대화를 계속해서 나누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내시경으로 귀를 보시고 거기에 더해 소독까지 마치셨습니다. 며칠 전 귀 세정제를 사서 하루 종일 귀 세정을 시도했지만 결국에는 포기했었기에 동물병원에서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아이들은 보호자의 감정 상태를 바로 알 수 있기에 보호자가 아무리 연기를 해도 당황한 상태이면 그대로 감정이 전달되어서 반려견도 긴장 상태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몸을 감싸 안은 보호자가 긴장 상태가 아니었기에 오리도 긴장하지 않았던 것이고 환경도 중요해서 저녁 한가한 시간에 방문했기에 정신 사납지 않은 것도 한몫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수의사 선생님이 진찰할 때 뭔가 해코지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아예 진찰을 안 하는 경우도 많고 한다 해도 귀만 살짝 보고 끝이라던지 그동안 동물병원에 와도 별일 안 생기네? 하는 마음이 쌓였던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입마개를 안 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편하게 진료를 마친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오리처럼 동물병원에 트라우마가 생긴 경우 꼭 참고하시길 바라며 포스팅합니다.

 

트라우마가 심하지 않은 경우 간식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오리의 경우 동물병원만 오면 극도의 긴장상태로 최애 간식도 거부했었습니다. 이렇게 공포감이 극에 달해있는 경우 오리의 케이스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병원 가기 전부터 도착해서 대기하고 수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순간까지 보호자는 태연함과 의연함을 유지한다.   
  • 병원에 도착하면 병원 내부를 천천히 걸으며 냄새 맡게 하고 충분히 이완시킨다. 급하게 후다닥 하려고 하지 말 것.
  • 대기하고 있던 다른 보호자들과 부드럽게 대화한다.
  • 호명 후 진료실에 들어갈 때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행동한다.
  • 반려견은 신경 쓰지 말고 수의사 선생님과 부드럽게 대화를 나눈다.
  • 진료실 테이블에 올려놓을 때도 발버둥 치는 반려견에게 "안돼!" 또는 연신 "괜찮아~"라는 말을 하기보다 침묵하고 의연하게 행동한다. (말을 안 하는 것이 반려견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 반려견을 부드럽게 안고 쓰다듬으며 대화는 수의사 선생님하고만 한다. 
  • 중형견 이상의 덩치 큰 반려견이라면 보호자 한 명 보다 보호자 두 명이 같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 
  • 보호자 한 명은 반려견을 감싸 안고 한 명은 반려견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하루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물병원을 수 차례 방문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적응시킨다.(처음 간 날부터 무리하게 반려견의 몸을 잡고 진료받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의연한 태도입니다. 긴장한 것을 반려견이 가장 빨리 알아차리므로 보호자부터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부모의 마음으로 마음가짐을 편하게 먹도록 합니다. 

 

졸린-반려견-오리
엄마, 이래도 저래도 오리는 병원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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