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이 게을러서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0일을 기록하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MBTI는 또 ENFJ 또는 ENTJ가 나오는 저는 계획 하나는 참 잘 세웁니다. 계획까진 세웠으니 작심0일 얘기도 나오는 것이지요.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지는 십수 년이 지났지만 꾸준히 글을 써온 것은 아닙니다. 거의 방치하다시피 운영(?)해오다 최근 들어 서평단 활동을 하며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공간으로만 활용해왔지요. 그러다 보니 저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더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반려견 오리를 만나게 되며
그러다 2022년 1월 2일 일요일 저녁, 눈에 넣어도 안아플 오리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며 제 신변에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오리는 진도믹스 아가인데요, -오리의 전 반려인분은 오리의 아빠가 시바견 같다고 하셨지만 제가 사진으로 봤을 때는 진돗개인 것 같습니다- 진돗개라고 그냥 말하고 싶지만 혹시라도 진돗개라고만 쓰면 오해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제 블로그에서는 오리에게 진도믹스 또는 진돗개라는 명칭을 구별 없이 쓰기로 하겠습니다. 저에게 오리의 견종이 무엇이냐 하는 이야기는 오리와 저에겐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동물병원에서 반려견 동물등록을 할 때 견종에 진도믹스라고 적었지만 진도믹스는 없다고 하시며 그냥 진도견으로 적어주셨습니다.
아무튼 오리를 처음 본 순간 전기에 감전된듯 바로 사랑에 빠지고 말았는데요, 이 감정을 노트에 빼곡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탁상달력엔 오리를 만난 날과 오리가 태어난 날을 카운트하고 오리의 취침시간, 기상시간, 하루에 똥을 언제 몇 번 쌌는지 사료는 몇 시에 얼마나 먹었는지를 모두 기록으로 남겨 놓았습니다. 모든 게 서툰 초보 엄마라 그렇지요.
오리와의 추억을 기록하기 위한
그렇게 오리와의 추억을 인터넷 상에서도 남기고 싶었지만 어린 반려견을 돌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강아지 오리는 한 시간을 자고 한 시간을 놀고를 계속 반복했고 소변도 실시간으로 계속 쌌습니다. 똥도 자주 쌌지요. 그렇게 오리를 돌보며 일주일도 안되어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왔습니다. 따로 블로그를 쓴다는 것은 사치인 하루하루였습니다.
그래도 매일 수십, 수백장의 오리 사진을 찍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이 그렇겠지만 그 시절 강아지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면 카메라를 안 킬 수가 없지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오리가 집에 온 지 3개월이 다 되어갔습니다. 어느덧 견생 4개월 차에 가까워왔지요.
오리의 격변(feat. 진도믹스)
바야흐로 며칠 전 둘째 언니가 오리를 거의 한 달만에 보게 되며 오리를 안았는데 -오리는 둘째 이모를 참 좋아합니다- 갑자기 커져버린 덩치에 어떻게 안아야 되는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2022년 1월 2일 일요일, 생후 39일 처음 왔을 때 2.4kg였던 오리는 2022년 3월 19일부로(생후 3개월 경) 7.9kg를 돌파했습니다. 처음 집에 왔을 때의 세배가 커진 것이지요.
점점 커가는 오리를 보며 오리의 일상을 남기는 일을 더 이상 늦추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배로 커버린 오리는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오리를 만난 후 하루하루는 더 쏜살같이 지나가 버려 돌이킬 수 없는 과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현재의 오리, 그리고 더 아기였을 때의 오리의 일상을 동시에 포스팅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오리의 일이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천성이 참 게으른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오리의 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당장 어젯밤 블로그를 개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새벽 3시까지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올렸으니 말입니다. 오리를 입양하기 전 동생과 언니의 말에 용기를 얻고 입양을 결심했었습니다.
"책임감 있으니까 잘 키울 거야."
저의 일에 있어서는 참 게으른 사람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책임감이 강하다는 소리는 많이 듣습니다. 하하하~
이제 오리의 일상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어떤 분이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게 될지 모르겠지만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은 공감을, 키우지 않으시는 분은 오리를 만나기 전 제가 그랬듯 랜선 이모 삼촌으로 오리의 성장을 응원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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