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약먹이기 실패담
고양이 구조 후 일주일 뒤 2024년 4월 5일 금요일, 분변 검사 후 원충성 기생충 양성 판정을 받고 일주일치 약을 타왔다. 하루 두 번, 그것도 한 번은 캡슐이 두 개다. 이미 분변검사로 패닉상태에 빠져 약까지 먹이는 것은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약먹이는 법을 배운 뒤 호기롭게 집에서 먹여보겠다고 하고 데리고 나왔다. 수의사선생님께 배웠지만 유튜브로 관련 동영상을 계속해서 찾아봤다. 첫 번째 시도, 바로 실패했다. 필건을 입안 쪽 깊숙이 넣어 알약을 먹여야 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착한 두루미는 뒤로 물러서기만 할 뿐 물거나 할퀼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수차례 시도 후 포기하고 다음 날 아침 다시 시도를 했는데 역시나였다. 결국 부랴부랴 동물병원을 다시 찾았다. 이제는 이동장에 들어가는 것도 거부해서 담요로 싸서 억지로 데려가야만 했다. 이런 경험이 계속될수록 두루미에게 트라우마만 심어줄까 봐 걱정이 앞섰다. 어찌 됐든 수의사선생님은 능숙하게 필건으로 캡슐 두 개를 먹이셨고 못 먹이면 하루 두 번씩 일주일간 병원을 찾겠다고 하고 병원을 나왔다. 저녁엔 캡슐 한 개만 먹이면 되잖아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고양이 아홉 마리를 키우는 지인이 약먹이는 동영상을 보내주셨다. 츄르를 이용하는 것인데 챠오 츄르 중에 특히 가다랑어맛이 기호성이 가장 좋다고 해서 급하게 로켓배송으로 구입했다. 두루미는 한살림에서 나온 '짜 먹는 치킨' 츄르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렇게 저녁과 아침 내내 실패했던 약먹이기가 지인이 알려준 방법으로 드디어 성공했다. 지인의 경우 필건은 이용하지 않고 손을 이용한다. 다만, 공격성이 있는 아이라면 당연히 손으로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길고양이 출신이지만 두루미는 공격성이 전혀 없어서 가능했다.
고양이 약먹이기 준비물
물, 주사기
츄르, 알약, 집사 손
고양이 약먹이는 방법
1. 고양이가 도망가지 못하게 뒤쪽이 막혀있는 공간으로 고양이를 유인한다. 보통 유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공간에서 고양이가 쉬고 있을 때 시도한다.
2. 주사기에 물을 담아 고양이 입 옆쪽에 갖다 대면 입이 자연스럽게 살짝 벌어지는데 그때 물을 먹인다.
3. 츄르를 먼저 조금 먹인다.
4. 알약이나 캡슐 등의 약에 츄르를 전체적으로 듬뿍 바른 뒤 한 손으로는 고양이 뒤통수 전체를 잡고 다른 손으로 츄르를 묻힌 약을 입에 갖다 댄다.
5. 입에 약을 갖다 대면 고양이는 이게 뭔가 하고 싫긴 하지만 입을 살짝 벌린다.
6. 그때 약을 더 들이대면 입을 크게 벌리는데 그 순간 약을 입안 깊숙이 확 넣고 바로 입을 다물어준다.
7. 조금 뒤 삼킨 것을 확인하면 츄르를 마저 주고 가능하다면 주사기로 물도 먹인다.
이 방법으로 약먹이기를 계속 성공하고 있다. 두루미는 필건을 이용했을 때마다 칵!! 퉤!! 하고 약을 뱉어버렸다. 그렇게 해서 약 두 봉지를 버렸다. 침이 닿으면 캡슐이 흐물흐물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캡슐을 따서 가루약을 좋아하는 습식사료에 섞어 주었더니 아예 입도 안대서 또 다 버렸다. 지인도 처음에 숱하게 시행착오를 겪은 뒤 츄르로 약먹이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하신다. 단 앞서 말했지만 공격성이 있는 아이라면 손을 이용하는 것은 안되고 그때는 어쩔 수 없이 필건을 사용해야 한다.
오리와 아직 합사를 못했기 때문에 두루미에게 갈 때는 배식 넣어주듯 이렇게 들고 간다. 물은 650ml의 도자기 그릇과 180ml의 유리용기 두 곳에 담아 갖다 준다. 동생네 고양이는 큰 그릇에 담긴 물을 좋아했는데 두루미는 보통 180ml 작은 유리용기에 들어있는 물만 마시고 있다. 고양이 앞에서 약봉지를 뜯지 말고 약봉지도 미리 뜯어 약만 그릇에 담아 미리 준비해 놓는다. 물과 주사기, 츄르, 보상으로 줄 습식사료 등을 준비해 한꺼번에 가져간다.
약먹이기가 끝나면 바로 사료와 습식사료, 물을 바꿔주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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